윤상 - 새벽
스무 살 무렵, 유성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야간알바를 했다. 유흥가의 심장부쯤에 위치한 편의점이었다. 가끔 살짝 친해진 모텔 지배인들이 병맥주를 사가며 가격표를 떼 달라 하기도 했고(그런데 그땐 맥주마다 가격표가 붙어 있었나? 왜 이런 기억이 있지?), 새벽녘에 일이 끝난 언니들과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. 지금 생각하면 놀라운 일인데, 유투의 [zooropa] 카세트가 편의점 매대에 있던 시절이기도 했다. 즐겁게 일했다. 그들과 나누는 이야기도 즐거웠고, 자정이 되면 막 유통기한이 끝난 음식을 먹는 재미, 각종 잡지와 신문을 읽는 재미도 좋았다. 무엇보다 그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 수 있어 좋았다. 거의 대부분 내가 선곡을 했는데 헤비메탈 이런 건 잘 안 틀었고 적당히 즐길 수 있는 가요와 팝을 주..
음악의 순간
2016. 9. 2. 13:17